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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과 작은 정보들

영하..8도..

by 우공80 2022.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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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송년회가 있는 날이다.
그래서 차를 안가지고 출근을 했다.

우리집에서 회사앞까지 바로가는 7007-1 버스가 있는데, 배차간격이 한시간이다.

7시, 8시에 한대씩 오는데, 오늘은 7시 버스를 타고, 회사에 8시에 도착해서 아침을 먹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류장으로 걸어가면서, 네이버지도를 보니, 7007-1번 버스에 빈자리가 30개 넘개 있었다.

'오늘은 앉아갈 수 있겠군..'

가벼운 마음으로 정류장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4정거장 앞에서 빈자리가 0이 되어버렸다..

오늘은 서서 가야겠네.. ㅠㅠ 하며 좌절하고 있었는대, 그게 끝이 아니었다.

광역버스 입석금지가 시행되어 서서도 못가는 거였다.

https://namu.wiki/w/%EA%B4%91%EC%97%AD%EB%B2%84%EC%8A%A4%20%EC%9E%85%EC%84%9D%EA%B8%88%EC%A7%80%20%EC%A0%9C%EB%8F%84

광역버스 입석금지 제도 - 나무위키

어딜 가나 얌체들은 꼭 있다. 입석금지 정책이 시행되자 '먼저 타지 않으면 이번 차를 놓친다.'는 인식이 팽배해졌고 새치기 등의 각종 얌체들 때문에 항상 승객간의 실랑이나 다툼이 끊이질 않

namu.wiki


이놈의 K-탁상행정!!!  배차는 그대로이면서 입석만 금지라니!!!

그렇게 7시 버스를 보내고 어차피 한시간이 남으니까

위쪽 정거장으로 걸어갔다.

영하8도는 정말 만만치 않더라..

그나저나 길바닥에 개미 한마리 없는데, 30명은 어디서 튀어나와서 내자리를 빼았아간거지??

어쨌든 30분을 걸어서 5정거장을 거슬러 올라갔지만,  아직도 버스도착까지 30분이나 남아있었다.

손이며 얼굴이며 너무 얼어서 떨어져나갈 것 같았다.

어차피 회사에서 아침먹는 건 틀렸고, 손발이 얼어버렸기에 근처 편의점에서 컵라면이라도 먹으며 몸을 녹이려고 5분 거리의 편의점을 찾아갔다.

고심끝에 김치큰사발을 결제하고 물을 받으려고 보니, 매장안에 먹을 곳이 없다.

"매장안에서 드시면 안되는데.."

알바가 말한다..
어린 알바가 안된다는데, 억지로 먹는 개저씨가 되고 싶진 않았다.

안그래도 춥지만 겁나 쿨하게  영하 8도에 주택가 편의점 앞 벤치에서 컵라면을 먹었다.



좀 창피하기도 하고..

따뜻한걸 먹으니까 입은 따뜻한데,  젓가락을 잡은 손은 실시간으로 얼어버리는 것이 느껴져서 내가 추운건지 따뜻한건지.. 장자마냥 득도라도 하는게 아닌가 생각하는데..

이놈의 버스 !!!

분명 도착까지  30분 남았었는데, 갑자기 10분으로 줄어들었다!!!

다행히 컵라면도 영하8도 아래서 갑자기 식었기에 어렵지 않게 원샷을 할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컵라면 먹기전보다 더 차가워진 몸을 이끌고 버스를 타러 갔다.

갑자기 10분으로 줄어들었지만 이후 진짜 10분이 지나야 버스가 나타났다. 내 인생 뭐 이렇지.. 하는데..

바로 다음 정거장에서 만차가되면서 못태우는 사람이 생겼다.

와.. 5정거장이 아니라 4정거장만 거슬러 올라갔으면 8시 버스도 못탈수 있었다는 것이 소름이다.

회사에 도착해서 지각한 이유를 변명하는 나에게 옆팀 사람들이 빵터지며 말하더라.

"과장님 입이 얼었어요 ㅋㅋㅋ"

이제 입석허용되거나, 배차 간격이 줄어들때까지 7007-1은 못탈것 같다.

그리고 돈 열심히 벌어서 대리 불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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