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11 - [IT 말고/업무 관련 생각들] - '일'이란 무엇인가?
지난 포스팅에서는 '일'에 대해 정의하였습니다. '일'은 '일' 그 자체로서의 의미가 아니라 '성과'가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성과'는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성과를 낼 수 있을까요?
'성과'란 무엇인가?
앞서 일을 정의하면서, 우리는 기업의 이윤창출에 기여하고, 그에 합당한 대가를 받는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윤이 곧 성과는 아니며, 우리는 이윤 그 자체가 아니라 성과에 따라 평가를 받습니다.
그럼 이윤과 성과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요?
기업에는 다양한 부서와 사람이 존재합니다. 각기 다른 쓰임을 가지고, 각자의 역할을 하고, 또 협업을 통해 기업은 이윤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각자 다른 성과를 냈지만, 각자 나름대로 기업활동에 기여를 했고, 이윤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성과에 대해 정의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기업의 이윤창출에 기여하는 것
생각해보고 나니 간단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이윤창출에 기여했다는 것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우리는 연말에 "성과를 달성했다"는 말을 자주 씁니다. 이 말이 의미하는 것은 성과에는 목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목표가 회사에서는 KPI로 나타납니다.
우리는 매년 그 해의 사업계획을 세우면서 부서별, 개인별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핵심성과지표)를 수립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성과를 달성했는지는 바로 이 KPI를 달성했는지에 따라 결정하게 됩니다.
KPI는 누가 정할까요? 우리가 정하나요?
우리가 정하는 거면, 회사에 10시에 출근해서 점심 먹고 퇴근하면 KPI달성이라고 정하면 좋겠습니다만..
안타깝게도 KPI는 우리의 상사 또는 상위부서의 관점에서 정해집니다.
저희 회사는 CEO가 신년사 하면서 하는 말들이 회사 전체의 KPI가 되고, 그 밑으로 각각의 상위 조직들이 전사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조직별 KPI를 정하고, 그러면 또 하위조직들이 상위조직의 KPI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 KPI를 정하고..
그런 식으로 쭉~ 저에게까지 내려오게 됩니다.
즉, KPI는 근로자(공급자)가 아닌, 일을 시키는 쪽(수요자)의 입장에서 정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성과의 정의를 다시 고쳐보겠습니다.
기업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여 기업의 이윤창출에 기여하는 것
자, 이제 성과가 무엇인지 정의가 끝났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열심히 하고, 또 잘하는데, 인정을 받지 못하는 직원이 있다면, KPI에 맞게 일하고 있는 것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별로 어렵지 않네요. 연초에 정한 KPI만 달성하면 되는 것이잖아요?
하지만, 그게 또 그렇게 생각한 대로 잘 흘러갔으면, 제가 승진 못하는 일도 없었겠죠... ㅠㅠ
그럼 어떻게 해야 좋은 성과를 내는 직원이 될 수 있을까요?
'성과'를 내는 직원이 되는 방법 5가지
첫째, KPI는 상사와 합의가 되어있어야 한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일이 너무 많아서, 매일 야근하고, 고생하면서도 인정을 못 받는 직원도 있고, 별로 하는 일도 없이 탱자탱자 노는 것 같은데, 어필 잘해서 좋은 평가를 받는 직원도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은 성과에 대해 내가 생각하는 것과 평가자가 생각하는 것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즉, 일을 맡기 전에 KPI가 상사와 우리 간에 합의가 되어있어야 합니다. 일이 너무 많다면, 일이 너무 많다는 것을 어필해야 합니다.
IT고전 중 하나인 피플웨어(톰 드마르코, 티모시 리스터)를 읽고 생각한 것인데, 시간이 남지 않으면 품질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회사는 비용을 절감한다는 이유로 자꾸 사람을 뺍니다. 그리고, 남은 사람들은 시간 부족으로 품질 개선 활동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프로덕트의 품질이 낮아집니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에게 너무 많은 일이 주어지고 있다면, 좋은 품질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KPI를 정하기 전에 상사와 합의하여, 우리가 좋은 품질을 달성할 수 있는 수준에서 KPI를 정해야 합니다.
둘째, 성과는 결과만이 아니라, 과정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앞서 성과는 이윤과는 다르다고 했습니다. 성과는 이윤 그 자체가 아니라 기업의 이윤창출에 기여한 과정을 평가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이 과정에는 '보고', '학습', '협업'이 있습니다.
우선 일을 하면서 일하는 내용을 윗사람에게 '보고'하는 것도 바로 그 과정의 하나입니다.
성과의 기준을 우리의 상사가 정했기 때문에, 우리가 성과가 났다면, 우리의 상사가 만족해야 합니다.
제가 작년에 이 부분을 잘 못했습니다.
일이 잘 돌아가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 문제없다고 했고, 잘 돌아가는데, 왜 자꾸 딴지 거나?라는 생각도 했는데,
그걸 윗분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쟤는 대체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가 되어버리겠더군요.
따라서, 일이 잘 되고 있다면 잘 되고 있다는 보고를 하는 것도 그 과정 중의 하나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나는 윗사람에게 어필하고 이런 거 잘 못하겠어"라고 말한 것도 직무유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의 성과는 비록 작지만, 회사의 이윤에 기여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의 상사가 내가 하는 일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아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다음으로 '학습'입니다. 성과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들이 조직을 개선하는 데 사용되어야 합니다. 보고서에도 늘 마지막에 lesson & learned를 넣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마지막으로 '협업'입니다. 회사 일이란 것이 혼자힘으로 되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일은 다른 사람과의 협업으로 이루어집니다. 같은 목표를 갖고 다른 동료와 협업을 하기도 하고,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품앗이하듯 서로 도와주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동료애가 생기고, 업무에 시너지가 발생하기 때문에 '협업'도 중요한 과정의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셋째, 목소리를 내야 한다.
자기 어필과는 다릅니다. 목소리를 내라는 것은 일을 하면서 의견을 내라는 뜻입니다. 동료와 토론을 하면서 옳은 답을 찾아나가거나, 아닌 것은 아니라고 명확히 말해서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게 해야 합니다. 회사 다니면서 성과가 나는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을 보면, 얼마나 시끌벅적한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할 말을 가리지 않고 하는 분위기가 되어야 회사도 다닐 맛이 나지요.
넷째, 일에 몰두해야 한다.
KPI 잘 정하고, 과정에 집중하고, 목소리도 잘 내는데, 성과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일에 몰두해야 합니다. 고민도 많이 하고,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까, 공부도 많이 해야겠죠.
우리가 흔히 일 잘하는 사람의 특징으로 말하는 '책임감', '업무센스', '적극성', '성실함' 등등을 갖춰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따로 포스팅을 해봐야겠네요.
다섯째, 그냥 일이 안 맞는 것일 수도..
사실 한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지간하면 능력은 비슷비슷합니다. 다들 비슷한 연봉을 받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너무 성과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조직을 옮기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도 성과가 좋았던 해에, 일을 특별히 열심히 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어느 자리에 있느냐에 따라 떨어지는 일이 달랐던 것이죠. 저는 계획을 세우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보다는 갑자기 발생하는 이슈에 대응하는 것이 더 적성에 맞습니다. 그래도 지금 조직에 붙어있는 이유는, 지금 이 프로젝트가 저에게 많은 공부가 되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프로젝트가 끝나면 예전과 비슷한 일을 하게 될 테니까요.
마무리..
그냥 넋두리나 적는 마음으로 시작한 포스팅인데, 일에 대해 고민을 하다 보니, 제가 잘못했던 부분이 많이 떠오릅니다.
이것도 일종의 몰두인가요? ㅎㅎ
일에 대한 고민들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포스팅 예정이니 기다려주세요.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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