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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관련 생각들

[경영][IT]피플웨어 - 2부 사무실 환경

by 우공80 2023.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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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웨어

피플웨어 2부 사무실 환경 리뷰입니다. 1부에서는 인적자원관리 방법에 대해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2023.01.30 - [IT 말고/책] - [리뷰][경영][IT] 피플웨어 - 1부 인적자원관리

 

[리뷰][경영][IT]피플웨어 - 1부 인력을 관리하는 4가지 방법

피플웨어는 IT업계 고전으로 꼽히는 책입니다. 예전에도 한번 읽었던 책인데, 맡고 있는 프로젝트 중반에 접어드는 시점에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IT업계에 대한 이야기

woogong80.tistory.com

2부에서는 사무실 환경의 중요성과 일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어떻게 개선해 나가야 할지 정리하겠습니다.

목차 - 2부 사무실환경
1. 초과근무
2. 생산성과 관련 없는 요소들
3.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4. 업무 환경의 영향력
5. 머리로 일한 시간, 몸으로 일한 시간
6. 전화로부터 벗어나기
7. 소음이 문제라면 이어폰을 끼면 되지 않을까?
8. 진화하는 업무공간

 

2부 사무실 환경

실제로 회사(특히 큰 회사)에서 사무 공간과 서비스 문제를 담당하는 사람들은 위에서 열거한 것들에 대해 별로 고민하지 않는다. 이는 그다지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그들은 현장의 데이터를 수집하지도 않고, 생산성 같은 복잡한 주제에 대해 고민하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 자신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을 해야 하는 입장에 처해있지 않기 때문이다.

생산성을 고려하지 않은 사무실 환경이 조성되는 이유는 정말로 그것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사무실 환경에 대한 고민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만, 고민을 하기 시작하자, 이 책에 나온 비생산적인 사무공간과 직원들, 특히 협력사 직원들의 사무공간이 완전히 일치하는 것이 보였습니다.

우리 직원들이 사무공간에 대해 불평을 해도 그냥 그러려니 했고, 예산이 한정되어 있으니 어쩔 수 없지 않나 라는 생각을 했지, 그것이 생산성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IT노조라는 커뮤니티를 얼마 전에 알게 되어서, 가끔 눈팅을 합니다.(혹시 우리 회사 욕이 올라오지 않나..) 그곳 게시판을 보면, IT 막장 기업들이 왜 막장인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있는데, 사무공간의 문제가 자주 언급이 됩니다. 그런 곳에서는 "도대체가 일을 할 수가 없다"라고 하는데,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초과근무

... 소프트웨어 업계 종사자들이 왜 그렇게 많은 초과 근무를 하는 것일까?
다소 놀라운 한 가지 대답은 직원들이 근무 시간의 양을 늘리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근무 시간의 평균적인 질을 향상하기 위해 초과 근무라는 수단을 택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직원들 사이에서 종종 나오는 말인데, 위의 대답이 사실임을 보여준다.

"다른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 이른 아침에 일이 제일 잘됩니다."
"늦은 저녁에는 2~3일 치 일을 한꺼번에 할 수 있습니다."
"하루 종일 사무실은 아수라장이지만 오후 6시쯤 되면 차분한 분위기가 되어서 뭔가를 할 수 있게 되죠."

사람들은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 회사에 더 일찍 오거나 늦게까지 남아 있기도 하고, 심지어 아주 중요한 일을 해야 할 때면 하루 정도 아예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일한다. 우리의 세미나에 참여했던 어떤 직원은 상사가 집에서 일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보고서를 제출할 시기가 되었을 때 병가를 하루 내서 집에서 일했다고 말했다. 차분하게 일하기 위해서 직원들이 일찍 혹은 늦게 오거나 집에 있어야 한다면 그 사무실의 환경은 단번에 평가할 수 있다. 직원들이 그렇게 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는 것은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니다. 정말 놀라운 점은 누구나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중략)

무엇보다 실망스러운 점은 그 관리자가 업무 환경 개선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전혀 문제의식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일하는 사무실에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것이 이 내용으로 확실해집니다.
개발자들이 낮에는 커피 마시고 담배 피우면서 농땡이 부리는 것 같은데, 저녁이 되면 왜인지 퇴근을 하지 않고 남아있습니다. 야근을 강요하는 문화가 있는 것도 아닌데요. 저녁 9시쯤 중앙 복도에서 보면 전체 층에서 개발자들이 일하는 층만 불이 켜져 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저도 보고서를 써야 할 일이 있거나, 코딩을 해야 하는 등 길게 고민하거나 집중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저녁에 남아서 하거나, 휴가를 내고 한 적이 종종 있습니다. 동료들도 가끔 야근하시는 분들에게 "왜 퇴근 안 하세요?"라고 물어보면, "보고서 쓸 게 있어서요"라는 대답을 자주 들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관리자의 입장은 아니지만, 이런 문제들을 알고 있으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보지는 못했습니다.
일단 문제의식이 생기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회가 닿으면 사무실 환경 개선에 대해 의견을 내보아야겠습니다.

2. 생산성과 관련 없는 요소들

저자들은 생산성과 사무실 환경과의 상관관계를 찾기 위해 모의코딩 대회를 열었습니다. 3년간 92개 회사 600명 이상의 개발자들이 참여한 모의코딩 대회결과 참여한 경쟁자들 간에는 심한 개인 편차가 있었으며, 개인의 업무능력 편차에 대한 다른 세 개의 조사결과를 합친 아래 그림(최고는 최악보다 10배쯤 뛰어나다. 최고는 중간보다 2.5배 뛰어나다 , 중간은 최악보다 2배쯤 뛰어나다. 에 나온 그래프를 조금 수정했습니다.)과 유사한 형태의 그래프를 얻었다고 합니다.

개인의 업무능력 편차
개인의 업무능력 편차

이 유사성을 바탕으로 모의코딩 대회의 문제 해결능력과 참가자들에게 받은 설문을 토대로 어떤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생산성이 높은 지를 분석하였습니다.
그중 생산성과 관련 없는 요소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프로그래밍 언어 : 코볼이나 포트란(Fotran) 같은 구식 프로그래밍 언어로 코딩한 사람들은 파스칼(Pascal)이나 C언어를 사용한 사람들과 동일한 능력을 보여 주었다. 각 언어를 사용한 사람들 간의 능력 차는 전반적인 업무 능력
차와 거의 똑같았다. 이에 대한 유일한 예외는 어셈블리(assebmly)어를 사용하는 참가자들이었는데, 그들은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그룹들에 비해 뒤처졌다(그러나 어셈블리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계속 뒤처져 있었다).

- 경력 : 경력 10년 차 사람들이 경력 2년 차 사람들보다 더 뛰어나지는 않았다. 대회에서 사용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경험한 지 6개월 미만인 사람들이 오치 나머지 사람들보다 잘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제외하고는 경력과 업무 수행
능력은 깊은 상관성이 없었다.

- 결함도 : 전체 참여자들의 3분의 1이 무결함으로 과제를 완수했다. 무결함 집단은 일을 더 정확하게 하면서도 다른 부분에서 뒤떨어지지 않았다(사실 무결함 집단은 평균 한두 개의 결함도를 보여 준 집단보다 더 빠른 시간 내에
과제를 끝냈다.

- 급여의 차이 : 표본 집단의 급여는 다양했지만, 급여 수준과 업무 능력은 별로 상관이 없었다. 중간 이상의 업무 능력을 가진 절반은 나머지 절반의 집단보다 급여를 10퍼센트 적게 받았지만, 그들은 거의 두 배 가까이 월등한 업무 능력을 보여 주었다. 일정한 급료 수준에 따른 업무 능력의 편차는 전체 표본 집단에 걸쳐 고루 분포했다.

오래된 책이다 보니, C가 최신 언어인 것처럼 나오네요^^ 아무튼,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대체로 영향이 없었다고 합니다. 사실 이런 부분들은 크게 놀랍지도 않습니다. 우리도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부분이니까요. 책장을 넘기니, 저자들도 별로 놀라운 결과도 아니라고 언급을 해놨네요 ㅋㅋ 진짜 놀라운 것은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었다고 합니다.

3.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한 팀에서 서로 경쟁하는 파트너 간의 평균적인 능력 차이는 겨우 21퍼센트에 불과했다. 이러한 사실이 왜 중요할까? 그 이유는 한 팀의 두 멤버들은 같이 일하지 않더라도 동일한 회사에서 나온 사람들이기 때문이다(대부분의 경우에 한 회사에서 한 팀만 출전했다). 그들은 동일한 물리적 환경에서 일했고 같은 기업 문화를 공유했다. 그들이 거의 동일한 업무 능력을 보여 주었다는 사실은 전체 표본 집단에서 나타났던 업무 능력의 다양한 편차가 회사 내에서는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두 사람이 거의 비슷한 업무 능력을 보여 주었다는 것은 업무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어떤 조직에 우르르 몰려 있고, 상대적으로 무능한 사람들은 다른 조직에 우르르 몰려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다음은 할란 밀즈가 1981년에 예측했던 결과이다.

프로그래머들 사이의 이런(10대 1의) 생산성 편차가 존재한다면 곧 소프트웨어 회사들 간에 10대 1의 생산성 편차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 소프트웨어 생산성 -

우리는 연구를 통해 92개의 경쟁 기업 간에 커다란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전체 표본 집단에 걸쳐 가장 뛰어난 회사는(팀 전체가 고르게 최고의 업무 능력을 보여 주었던) 최악의 회사보다 11.1배 빠른 속도로 일을 처리했다. 뿐만 아니라 일 처리 속도가 가장 빠른 회사의 팀이 개발한 코드는 모두 주요한 인증 시험을 통과했다. 이러한 사실에 적잖이 당혹스러울 것이다. 수년간 관리자들은 개인 편차에 대해 숙명론에 가까운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개인에
따른 능력의 차이는 원래부터 있는 것이기 때문에 관리자가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들이 모여 있을 때 발생하는 효과에 대해서는 그런 식의 입장을 고수할 수 없을 것이다. 어떤 회사 직원들은 다른 회사 직원들보다 훨씬 더 일을 못한다. 회사의 업무환경과 기업 문화 속의 무엇인가가 뛰어난 사람들을 유치하고 회사에 남아 있게 하는 것을 어렵게 하거나, 효율적으로 일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앞서 개인 간의 편차가 10배라고 했는데, 그것이 진짜 개인의 능력차이가 아니라 회사나 조직 간의 차이라는 뜻입니다. 사실 주변의 동료를 보아도 진짜 이상한 몇몇을 빼고는 능력 차이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진짜 이상한 몇몇도 대부분 성격이 이상해서 주변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쪽이지, 업무 파악, 분석, 해결 능력 자체가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조직 간에, 혹은 회사 간에 생산성 차이가 난다면, 결국 사람이 아니라 회사의 무엇인가가 직원들의 일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4. 업무 환경의 영향력

많은 회사들이 개발자들에게 비좁고 시끄럽고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업무 환경을 제공하여 근무 시간을 엉망으로 만든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중략)

이 책이 나온 게 수십 년 전인데, 여전히 이렇다는 현실이 더 놀라운 것 같네요. 개발자 상면을 가보면 완벽히 위와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를 생각해 낸 사람은 생산성에 대해서는 정말로 아무 고민도 하지 않은 것이 분명합니다.

환경 요인 상위 25% 집단 하위 25% 집단
1. 당신이 업무에 사용하는 공간의 크기는? 78제곱피트 46제곱피트
2. 보통 조용한 편인가? 그렇다 57% 그렇다 29%
3. 개인적인 공간인가? 그렇다 62% 그렇다 19%
4. 전화를 꺼 놓을 수 있는가? 그렇다 52% 그렇다 10%
5. 걸려오는 전화를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는가? 그렇다 76% 그렇다 19%
6.불필요하게 다른 사람들이 업무를 방해하는 경우가 자주 있는가? 그렇다 38% 그렇다 76%

위 표는 모의코딩 대회에서 최고, 최하 수행능력을 보여준 집단의 업무환경에 대한 조사 결과입니다. 표에서 2~6까지는 외부의 방해를 받는지에 대한 것인데요. 제가 이런 방해를 많이 받는 편이어서 이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그런데, 얼마 전 제가 맡은 파트의 개발자들이 기존보다 더 비좁은 지하로 이동했습니다. 비좁고, 창문도 없는 창고 같은 곳입니다. (너무 삭막해서 꽃이라도 가져다 놔야 하나 싶습니다.) 그래도 비좁은 대신 우리 파트만 모여있어서 덜 시끄러워서 낫지 않을까 생각했는데요. 개발자들 불만이 큽니다. 책상이 너무 좁다고 하네요.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지만, 어쩌면 사무공간의 크기가 생산성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위 표가 더 나은 근무환경이 사람들의 업무 능력을 향상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업무 능력이 좋아서 더 나은 근무 환경을 제공받았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둘 중 하나죠. 근무 환경이 좋아서 생산성이 올라갔거나, 근무환경이 좋아서 생산성 높은 직원이 오거나입니다. 따라서 정확한 인과관계를 떠나서 중요한 것은 업무 환경을 무시하면 안 됩니다. 업무 시간에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거죠.

생산성을 측정하는 것이 어렵거나 거의 불가능하더라도 측정할 필요가 있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측정해 보는 것이 아예 안 하는 것보다 낫다

최근에 네이버 품질관리 관련 책을 읽었는데, 네이버에서 소스코드 품질관리를 위해 다양한 지표들을 개발하여 측정하고 있지만, 그것을 곧바로 품질 수준과 연관 지어 달성 목표로 하달하는 것이 아니라 각 개발팀들이 그 지표를 참고하여 자신들 만의 품질 기준을 세우고, 품질 개선을 위한 노력을 자발적으로 하는 방향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것이 결국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됩니다. 사무공간에 대해서도 정확한 생산성 측정은 아니더라도 이 부분에 대해 고민을 하고, 궁극적으로는 생산성이 나아지게 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고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다만, 이런 측정이 불필요한 업무만 늘리는 결과가 되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되면 정말 측정 안하니만 못하죠.

5. 머리로 일한 시간, 몸으로 일한 시간

일에 정신없이 집중하고 있을 때, 사람들은 심리학자들이 '플로(flow)'라고 부르는 이상적인 상태에 빠지게 된다. 플로는 한 가지에 깊이 집중하여 거의 명상상태에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
...(중략)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모든 일을 반드시 이런 상태에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엔지니어링이나 설계나 개발, 저작과 같은 업무에는 플로가 필수 요건이다. 이런 일들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기 때문에 플로 상태에 있어야 일이 잘 된다.
하지만 불행히도 플로는 전기 스위치를 켜듯 금방 생기는 것이 아니다. 플로에 확실히 도달하려면 그전에 15분 이상의 집중 시간을 갖고 해당 주제에 천천히 집중해 나가야 한다. 이렇듯 깊이 몰입하는 시간 동안에는 소음과 각종 방해 요인에 아주 민감해진다. 업무 환경에 방해 요인이 많다면 플로에 도달하기는 아주 어렵거나 불가능할 것이다. (중략).. 방해를 받을 때마다 플로 상태로 되돌아가려면 처음의 몰입시간이 다시 필요하다. 이런 시간 동안은 실제로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업무가 다 고도의 집중을 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개발자들은 고도의 집중을 요하는 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가급적 플로 상태에 도달하면 플로 상태가 깨지지 않는 상황에서 일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앞서 이야기한 초과근무의 원인도 직원들이 새벽이나 야간에 플로상태에 도달하기 쉽고 또 플로상태가 잘 안 깨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플로라는 개념이 중요한 것은 개념 자체를 알아야, 내가 하루에 얼마의 플로시간을 확보했는지를 고민하고, 플로시간이 부족하다면 플로시간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 이유는 내가 방해받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다른 사람을 방해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IT에서 비(非) 개발자로서 관리 업무를 하다 보니, 개발자들의 플로를 많이 깨게 되는데요. 아무래도 직접 업무를 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확인할 것이 있으면 자꾸 톡이나 전화를 하게 됩니다. 특히 그것이 시급한 경우(진짜 시급한 경우도 있지만, 상사의 지시가 있는 경우에도)에는 방해하는 것을 알면서도 플로를 깰 수밖에 없는 거죠.
하지만, 알면서도 깨는 것과 아예 모르면서 깨는 것은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오늘 개발자의 플로를 몇 번 깼고, 생산성이 얼마나 떨어졌을까 가늠해 보아야 향후에도 개발자의 플로를 깨지 않는 것을 고민하지 않을까요?
저도 지난주 플로가 깨졌던 시간을 작성해 보았습니다. 막상 작성하려고 해 보니, 업무 시간에 바로 작성하는 것이 아니면 실제로 얼마나 플로시간을 가졌는지 확인이 안 되었습니다. 그래서 확실히 플로가 깨졌던 시간만 작성했습니다.

구분
오전 0시간 3시간 3시간 3시간 2시간
오후 5시간 5시간 2시간 2시간 0시간

확실히 플로가 아니었던 시간만 빼도 일주일에 플로시간이 15시간밖에 안되고, 비율로 37.5%이므로 책에서 말하는 최소 40%에 조금 못 미치는 결과입니다. 더 문제는 저 대부분의 시간이 회의에 보낸 시간이므로 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플로시간까지 빼앗았다는 것입니다. 방해꾼이 저만 있는 것이 아니니까, 실제로는 얼마나 일하고 있는 것일까요?? 약간 섬뜩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예전에 일런 머스크의 "미친 생산성을 위한 6가지 법칙"을 포스팅한 적이 있습니다. 이 6가지 법칙 중 3가지가 '회의'에 대한 것입니다. 대규모 회의/ 잦은 회의를 피하라는 것은 그만큼 그것이 사람들의 시간을 '대량'으로 빼앗기 때문일 것입니다.

예전에 제가 좋아하는 선배님께서 "회의는 하루에 한 개가 적당해. 오전에 회의하고 오후에 정리하면 딱이야"라고 하셨는데, 정말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회의는 오전에만 하는 걸로 하고, 못하면 그만이다. 정해 놓으면 좋겠네요. 

직원들은 매일 머리를 쓰는 작업을 하러 출근하는 것이다. 일터가 조금이라도 조용하고 차분해진다면 그들은 아무 조건 없이 두뇌를 사용하여 자기 일을 열심히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것도 문화의 영역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른 사람을 방해하지 않고, 내가 방해받지 않고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80년대처럼 방해하지 말라는 표시로 붉은 손수건을 다는 것은 너무 웃기겠지만,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6. 전화로부터 벗어나기

전화의 부정적 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전화가 얼마나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빼앗고 있는가를 깨닫는 일이다. 전화받느라고 동료들이나 친구들과의 대화를 종종 멈춘 적이 있지 않은가? 물론 있을 것이다. 전화를 안 받는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못할 일이다. (중략)

일하는 방식에 맞추어 전화(전화망, 전화에 대한 인식)는 새로운 형태를 취해야 하고, 업무에 영향을 미치는 방해 요소들은 반드시 제거되어야 한다. 최소한 관리자들은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방해하는 각종 요소에 대해 경계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어처구니없게도 최악의 방해 요소는 대부분 관리자 자신이다. 

얘기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 건전한 업무 환경을 조성하는 방법은 전화와 각종 방해 요소에 대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태도를 갖는 것이다. 사람들은 일을 하기 위해 차분하고 조용한 환경을 제공받아야 한다. 즉 방해 요소로부터 완전히 차단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집중해서 일하고 싶으면 걸려오는 전화를 무시해도 될 만큼 효과적이고 수용가능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수용가능하다'는 말은, 전화가 일을 방해할 동안 가끔은 방해받는 공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기업 문화가 인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효과적이다'는 말은, 하던 일을 다시 하기 위해서 전화벨이 그칠 때까지 참고 기다리지 않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전화나 다른 방해 요소의 사용이 불가피할 때, 부정적인 영향들을 피하면서 이용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어떤 방법은 비용을 초래하므로 장기적 계획을 세우고 있는 회사들만이 이를 실행할 수 있을 것이다).

수십 년 전에 쓰인 책이다 보니 사람들의 업무를 방해하는 요소로 전화가 등장합니다. 그래서 약간 생뚱맞기도 하고, 현실과 좀 안 맞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도 중요한 것은 그것이 어떤 것이든 업무에 영향을 미치는 방해요소를 제거하고, 사람들에게 일을 하기 위한 차분하고 조용한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요즘 같으면 메신저 프로그램이 전화를 대신하는 방해요소가 될 것 같습니다. 전화보다 더 심할 때도 있는데요. 전화는 다소 업무를 방해더라도 소통하는 데에 있어서는 강력한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 한 번의 통화로 끝이 나는데요. 메신저는 답변이 끝났나 해서 원래 하던 일을 계속하려고 하면 다시 말을 걸기도 하고, 다른 사람을 채팅방에 초대하면서 이야기가 길어지는 경향이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조용한 곳을 찾거나, 최소한의 시간을 내야 하는 전화에 비해 아무 때고 메시지를 던져 놓고 답이 바로 오지 않으면 자리를 비운다거나, 딴짓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더 자주, 부담 없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의 시간을 뺏고 업무를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E-메일이 처음으로 도입되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의 주효용 가치가 종이를 절약한다는 점에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일에 다시 몰입하기 위해 걸리는 시간을 절약한다는 면에 비하면 종이 절약은 사소한 것이다. 전화와 E-메일의 큰 차이점은 전화는 업무를 방해하고 E-메일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E-메일은 수신자가 자기 편한 대로 조절해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E-메일을 통해 상당량의 의사 전달이 이루어지므로, 회사에서는 이러한 수신자 편의 우선 시스템을 받아들일 수 있다.

E-메일 통신이라는 새로운 풍토가 정착되는 기간이 지나면 직원들은 전화보다는 E-메일을 더 많이 사용하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전화를 전혀 쓰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많은 경우 전화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각 회사에서는 이미 E-메일을 사내에 도입하기 위한 기술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습관을 바꾸는 것에 있다(독자들이여, 이것이 바로 이 책이 계속해서 강조하는 주제이다).

우리는 "이 소식을 알려 주는 것이나 이 질문을 하는 것이 과연 다른 사람을 방해할 가치가 있나? 내가 답신을 기다리면서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이 메시지를 당장 확인하게 해야 하나? 만일 답변이 오지 않는다면 얼마나 오래 기다릴 수 있을까"라고 자문할 줄 알아야 한다. 당신이 이런 질문을 스스로 하기 시작하면 분명히 E-메일을 주요한 통신 수단으로 사용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이 과연 얼마나 믿을 만한 것일까?"라는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E-메일을 보내고 얼마쯤 기다려야 수신자가 확인하는 것인가? 진짜로 E-메일을 읽을까 아니면 그냥 삭제되어 휴지통으로 바로 들어가 버리는 것일까? 방해받지 않고 집중해서 일하는 시간을 얻는 대신, 사람들은 적어도 하루의 일정 부분을 할애하여 자주 E-메일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해야 한다. 가령 하루에 3번 정도로 E-메일 확인 빈도를 정하는 것이다...(중략)

어떤 혁신적인 도구보다도 중요한 것은 태도를 바꾸는 것이다. 사람들은 때때로 전화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배워야 하며 시간이 - 시간의 양이 아니라 질이 -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전화를 대체할 만한 수단으로 E-메일을 말하고 있는데, 이미 대부분의 회사에서 E-메일이 공식적인 소통수단으로 기능하고 있을 것입니다. 저도 가급적이면 E-메일을 주로 쓰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 부분을 발췌한 이유는 E-메일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빈도로 확인을 해야 하는지 조직 내에서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책에서는 하루에 3번 정도 E-메일을 확인하라고 하고, 구글링을 해보아도 적정한 E-메일 확인 빈도는 하루에 2~3 회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되기 힘듭니다. 내가 확인하지 않은 E-메일을 상사가 먼저 확인하고, 관련 내용을 물어본다거나, 가끔 긴급한 내용을 E-메일로(아니, 이럴 땐 전화를 해야지!!) 보내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까요.

E-메일은 즉시가 아니라 몇 시간 이내에 회신하면 된다는 식으로 합의가 되어있어야 급한 건은 전화나 톡으로 할 테니, E-메일 미확인으로 인한 커뮤니케이션 누락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E-메일을 즉시 확인하지 않은 것이 업무 태만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전화와 똑같이 업무를 방해하는 요소가 될 것 같습니다.

전화든, 메신저든, E-메일이든,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는 문화와 태도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비단, 전화, 메신저, E-메일이 아니라도 복도로 나가지 않고, 자기 자리에서 큰 소리로 전화를 받거나, 자기 자리에 앉아서 회의하면서 큰소리를 내거나, 옆의 동료와 큰 소리로 떠들거나.. 하는 경우도 많은데, 다른 사람들의 플로시간을 해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7. 소음이 문제라면 이어폰을 끼면 되지 않을까?

전문직 직원들에 의해 행해지는 일상적인 업무의 대부분은 좌뇌의 연쇄 처리 센터에서 행해진다. 음악은 특별하게 이 작업을 방해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뇌의 오른쪽이 음악을 소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업무가 좌뇌에서 처리되는 것은 아니다. 가끔씩 "바로 이거야!"라고 외치며 몇 달이나 몇 년 치 일을 한꺼번에 해결해 줄 수 있는 놀라운 지름길로 이끌어가는 돌파구를 발견할 때가 있다. 이런 창의적인 도약 과정은 우뇌의 작용이다. 우리가 배경음악을 듣느라 바쁘다면 창의적인 도약 과정이 생겨날 기회는 사라진다. 

정말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럴 법 하기는 합니다. 사실 앞부분 읽으면서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처럼 이어폰 끼면 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거든요^^ 참고할 내용인 것 같습니다.

 

8. 진화하는 업무공간 

크리스토퍼 알렉산더의 "시대를 초월한 변함없는 건축법(총 3권)"에 대해 소개하는 부분입니다. 알렌산더는 획일적인 방식으로 건물을 구상하는 것은 활력 있고 흥미 있는 조화로운 공간을 만들 수 없다고 합니다. 그는 마스터플랜 대신에 변화플랜을 제안하는 데요. 아래와 같은 세 가지입니다.

- 부분이 전체를 결정짓는다는 인식
- 전체를 결정짓는 특정 패턴 또는 공통적 디자인
- 공간을 점유할 사람에 의한 공간 디자인 통제

그리고 "시대를 초월한 변함없는 건축법" 3권인 "패턴언어"는 공간 배치와 인테리어에 대한 253개의 패턴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우리에게 적합한 네 가지 패턴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 패턴 : 전체 공간을 용도에 맞게 나누기
각 팀은 각자의 용도에 맞는 공동공간과 반사적(半私的)인 공간이 필요하다. 개인은 사적 공간을 보장받아야 한다. 

두 번째 패턴 : 창문
직원들을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일하게 하는 데 비용이 더 든다 하더라도, 그렇게 함으로써 다른 부분에서 얻어지는 이익이 있기 때문에 초과비용은 큰 문제가 아니다. 정말 문제는 비용은 아주 눈에 잘 보이는 범주(공간과 서비스)인 반면, 비용을 상쇄시킬 이익은 잘 측정되지도 않고 눈에 띄지도 않는 범주(생산성 증가 및 이직률 감소)라는 점이다.

세 번째 패턴 : 실내와 실외 공간
실외 공간이 딸려 있는 사무실에서 일해 본 적이 있다면 다시 전적으로 실내에서만 일해야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 것이다. 

네 번째 패턴 : 공동 공간
고전적인 실내 공간 배치 방법 중 하나는 내부로 들어갈수록 서서히 ‘친밀도가 증가’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사무실의 입구 부근은 외부인(전령들, 배달부, 세일즈 맨 등등)들도 들어올 수 있게 설계한다. 그리고 내부로 들어가면 내부인들(업무그룹이나 가족)을 위한 공간을 마련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일 안쪽에는 개인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한다. 외부인이 출입 가능한 공간 > 공동공간 > 개인 공간 순으로 밖에서 안으로 배치되어야 한다.

네 가지 모두 공간을 구성할 때 고민해 볼만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다만, 세 번째, 실외 공간(이를테면 테라스)을 두라는 것은 다소 현실성이 없기는 합니다.(책에서는 비용이 크지 않다고 했지만) 그래도 입사 초기에 공원에 나가서 주간회의를 했을 때 경험을 생각해 보면, 틀린 의견은 아닌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 팀이나 업무그룹을 회사 밖으로 이주시키는 것은 아주 합리적인 생각이다. 특별히 마련된 공간에서 하는 일은 더 많은 에너지를 쏟게 하고 성공률도 높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소음과 방해요소와 그로 인한 좌절감으로부터 괴롭힘 당하지 않게 될 것이다.. (중략).. 정말 중요한 작업은 밖에서 더 잘되는 법이라는 것이 서글프지만 사실이다. 그런 사실을 충분히 활용하라.

 프로젝트 팀이 회사 밖으로 나가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도 그렇게 해서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업무환경을 구성하고, 더 높은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을 때 의미가 있습니다. 빠듯한 예산 때문에 좁은 공간에 꽉꽉 들어차 일을 해야 한다면, 회사 안에 있느니만 못하게 되겠죠. 

2부 마무리


 2부에서는 사무실 환경이 왜 중요하고 어떻게 바꿔 나가야 할지에 대해 나왔습니다. 그냥 쭉 읽을 때는 괜찮았는데, 정리하려니 생각보다 논리적인 흐름을 가지고 책이 쓰인 것이 아니라서 힘이 들었습니다. 번역이 잘못된 것인지, 문맥 상 이상한 내용도 조금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전체적인 관점이 아니라 세부 내용에 있어서는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1부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2부에서도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에게 방해받지 않고, 다른 사람을 방해하지 않는 습관과 기업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 피플웨어 3부 리뷰는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2023.02.19 - [IT 말고/책] - [리뷰][경영][IT]피플웨어 - 3부 꼭 필요한 사람들

 

[리뷰][경영][IT]피플웨어 - 3부 꼭 필요한 사람들

IT고전으로 유명한 피플웨어 리뷰입니다. 총 5부로 나누어서 리뷰하고 있습니다. 2023.01.30 - [IT 말고/책] - [리뷰][경영][IT]피플웨어 - 1부 인적자원관리 [리뷰][경영][IT]피플웨어 - 1부 인력을 관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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